대학입시
  • ‘학생 중심’으로 수업을 운영하라
  • 김수진 기자

  • 입력:2016.04.28 19:01
학생부종합전형 대비해 변화하는 우수 일반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7일 발표한 ‘2018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2018학년도 대입에서 수시 모집 비중이 전체 모집 인원의 70%를 넘겼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학생부종합전형이 있다.

모든 수시 전형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하는 서울대를 필두로 연세대는 2018학년도 입시에서 학생부교과전형을 폐지하고 학생부종합전형(면접형)을 신설했다. 논술전형을 폐지한 고려대는 학생부종합전형의 선발 비중을 60% 이상으로 대폭 늘렸다. 이처럼 학생부종합전형의 중요성이 높아지자 일선 고교도 비교과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대응에 분주한 모양새다.

하지만 이런 대응이 무색하게 대학들이 최근 입학설명회에서 연일 소논문을 보지 않겠다’, ‘비교과 중요하지 않다는 식의 방침을 밝히고 있는 상황. 그간 풍부한 비교과 활동 위주로 학생부종합전형을 대비해 온 학생이나 학교는 혼란스럽다.

비교과가 아니라면, 학생부종합전형을 대비하는 고교는 과연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

수시에서 우수한 실적을 낸 고교 중에는 교육과정을 변화시키고 수업 방식을 학생 활동 중심으로 개선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한 고교도 있다.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두 학교를 꼽아 그 비결을 살펴봤다.

 

심화과목 편성해 전공역량 부각하는 서울고

서울고는 올해 입시에서 수시로만 11명의 서울대 합격자를 낸 일반고다. 과학중점학교인 서울고는 학년마다 3개의 과학중점학급을 운영한다. 2016학년도 신입생을 기준으로 과학중점학급 학생들은 졸업 전까지 물리실험, 화학실험 등 실험 교과를 비롯해 총 52단위의 과학 교과를 이수해야 한다. 4개 과학 과목(물리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 과정을 모두 배운다.

이처럼 집중적인 과학 수업은 과학중점학급 학생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서울고에는 과학중점학급과 완전히 동일한 교육과정을 실시하는 이수반이 있기 때문. 희망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이수반은 현재 고3 학년에는 한 학급, 2 학년에는 네 학급이 편성되어 있다.

심중섭 서울고 교감은 수능에 대비해 두 과목만 공부해도 되는 과학과목을 네 과목 모두 배워야 하는 것에 대해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학부모도 물론 있다면서도 하지만 늘어나는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을 감안하면 지금과 같은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운영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지원한 학생을 평가할 때는 학생의 역량 뿐 아니라 학교의 교육과정에 심화과목이 얼마나 편성되어 있는지도 평가하기 때문. 집중적인 과학 수업은 학생의 전공 역량을 짐작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심 교감은 실제로 학교에 설명회를 하러 온 대학 입학사정관들도 학교의 교육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을 하곤 한다면서 단순히 수업을 들었기 때문에 우수한 학생임이 증명되는 것이 아니라 심화 수업을 통해 얻은 학생의 남다른 성취가 학생부나 자기소개서에 기록됨으로써 학생의 학업 역량을 깊이 있게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행평가 비중 최대 90% 북일고학생 활동 중심 수업 강조


전국 단위 모집을 하는 자율형사립학교
(자사고)인 천안 북일고는 이공계에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난해 서울대 6명을 포함해 KAIST, 포항공대, DGIST 등 이공계 특성화 대학 수시에서 15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북일고는 진로진학 로드맵에 따른 진로별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예를 들어 생명과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라면 1학년 때 공통적으로 배우는 생명과학을 수강한 후, 2학년 때 생명과학와 함께 생명과학실험과목을 이수할 수 있고, 3학년 때는 고급생명과학을 이수하며 3년에 걸쳐 체계적으로 관심분야인 생명과학 교과의 지식을 쌓아갈 수 있도록 한 것. 일반고에서는 실험 과목이나 고급 과목을 이수하기 어렵지만 북일고에서는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중 어떤 것을 선택하든 이와 같은 교과 로드맵을 따를 수 있다.

김선종 북일고 교감은 전국 단위 선발을 하기 때문에 다양한 학생들이 입학하는데,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과목은 최대한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면서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는 자사고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북일고 교육과정의 또 한 가지 특징은 모든 과목의 수행평가 비중이 최소 50%인 만큼 매우 높다는 것. 실험 과목의 경우 지필평가의 비중이 10%에 그치는 경우도 있다. 대신 실험 과정과 결과를 담은 보고서, 실험 결과 발표 등의 수행평가가 성적을 산출하는 대부분의 근거가 된다.

김 교감은 “R&E나 동아리 활동 등 고교에서 운영하는 비교과 프로그램은 어느 정도 평준화가 되었기 때문에 이제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학교 수업 시간에 어떻게 활동하고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했는지, 이를 통해서 무엇을 배웠는지를 더 중요하게 볼 것이라면서 학생들의 역량을 더욱 세세히 관찰할 수 있는 것은 지필평가보다는 수행평가라고 생각해 수행평가 비중을 대폭 늘렸다고 말했다.

 

▶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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