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 봉사활동도 다다익선(多多益善)?
  • 김재성 기자

  • 입력:2016.04.21 18:45
서울대, 봉사활동 어떻게 평가하나?


 

48개의 수상경력, 책 32.05권, 132.3시간의 봉사활동.

2016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일반전형, 지역균형전형)에 지원했던 일반고 학생들이 갖춘 ‘스펙’의 평균치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최근 2016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 지원자 987명의 학교생활기록부 교내수상경력, 독서활동상황, 봉사활동실적 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수치가 나온 것. 3년 동안 공부하기 바쁜 고교생들이 이런 비교과 스펙을 쌓는 것이 가능할까.

우선 수상경력. 일반고에서 서울대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보통 전교 1, 2등을 다투는 최상위권. 이들은 학기마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등의 과목에서 교과 우수상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3학년 1학기까지 5학기 동안 여러 과목의 교과 우수상을 받으면 30개는 거뜬한 것. 게다가 최근 일반고에서 대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과학경시대회, 독후감쓰기 대회, 토론대회 등 교내대회를 다채롭게 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3년 동안 48개의 교내 수상경력을 쌓는 것이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독서는 어떨까. 최근 독서활동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고교생들은 △인문 △사회 △과학 △수학 △문학 △예술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방면의 책을 읽는 추세. 서울대를 제외한 수도권 대학에 지원하려는 학생들도 3년 동안 30권 내외의 책을 읽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특히 서울대 수시모집에 지원하려는 학생들은 ‘고등학교 재학기간동안 읽었던 책 중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을 3권 이내로 선정하고 그 이유를 기술하라’는 자기소개서 4번 항목에 대비하기 위해 책 읽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32권 내외의 독서는 많은 수치가 결코 아닌 것이다.

문제는 봉사활동. 봉사활동은 활동 내역만으로 다른 학생부종합전형 지원자와 차별화시키기 어렵다는 인식 탓에 상대적으로 고교생들이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 활동. 서울대에 지원하려는 학생들은 실제로 봉사활동을 많이 해야 할까. 서울대가 봉사활동의 누적 시간도 유의미하게 보는 것일까.

 
 

○ 서울대 합격생들, 봉사활동에 시간 투자 얼마나 할까? 


서울대 수시모집 지원자들의 학교생활기록부를 분석한 종로학원하늘교육 측은 “서울대가 봉사활동의 시간을 양적으로 평가하진 않겠지만 서울대 지원자들의 봉사활동 시간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는 입장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고등학교 내에서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봉사활동 시간이 있는데다가 ‘봉사활동을 많이 하지 않으면 불리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따로 봉사활동을 하는 학생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서울대를 노리는 일반고 최상위권 학생들은 중학교 때 특목고나 자사고를 대비한 경험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고교 입시대비를 위해 중학교 때 했던 봉사활동을 일반고 진학 이후에도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130시간이 결코 많은 시간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럴까. 에듀동아가 올해 서울대에 수시모집으로 합격한 일반고 출신 A씨(여․자유전공학부), B씨(남․화학생물공학부), C씨(여․식품동물생명공학부), D씨(남․지리학과), E씨(여․자유전공학부)를 무작위로 선정해 봉사활동 시간을 물은 결과 평균 봉사활동 시간은 120시간으로 조사됐다. E씨가 210시간으로 가장 많은 봉사활동을 했고 B씨가 70시간 내외로 가장 적었다.

E씨는 “고교 때 교내 신문 제작 동아리에서 활동했는데 동아리 활동만으로도 총 120시간의 봉사활동 시간을 쌓았다”면서 “교내에서 급식 봉사 도우미, 외부에서 번역 봉사 등을 꾸준히 해 200시간 넘게 봉사활동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5명의 서울대 학생 중 가장 적은 봉사활동을 한 B씨는 “교내 연구 활동과 동아리 활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느라 봉사활동에 시간을 투자할 여력이 없었다”면서 “지역아동센터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고 교내 급식 봉사 활동을 해 70시간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대 “봉사 시간만으로 평가하진 않아”


서울대는 “봉사활동을 한 시간은 평가에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대의 한 입학사정관은 “서울대는 봉사활동의 시간보다는 학생이 특정 봉사활동을 얼마나 꾸준하게 했는지, 해당 봉사활동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고 그로 인해 자신의 내면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를 자기소개서를 통해 살펴보고 그것을 기반으로 학생의 공동체나 봉사정신을 평가한다”면서 “고교 3년 동안 많은 시간을 봉사활동에 할애 할 수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교내 정화 활동을 3년간 꾸준히 1년에 10시간씩만 해도 그 활동을 통해 무엇인가를 느끼고 내면의 변화가 생겼다면 그것을 평가에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교 교사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학교 차원에서 모든 학생들에게 의무적으로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봉사활동 시간은 학교별로 제각각이다. 실제로 서울 지역 한 일반고의 경우 모든 학생이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 봉사활동 시간은 3년 동안 4시간인 반면, 서울 지역의 또 다른 일반고는 1년에 10시간의 봉사활동을 의무적으로 하도록 한다. 뿐만 아니라 교내 방송부, 교지편집부 등 특정 동아리에 가입한 학생은 활동만 지속하면 자연스레 많은 봉사활동 시간을 쌓을 수 있는 상황. 상황이 이렇다보니 서울대가 단순히 봉사 시간으로 학생들의 공동체나 봉사활동 정신을 평가할 수는 없는 것이다.


 

○ 봉사활동, 한 곳에서 꾸준히 해야 효과 높아


서울대 합격생들은 “봉사활동은 양보단 질이 중요하지만 봉사활동에서 의미를 찾으려면 꾸준히 해야 되므로 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올해 서울대 식품동물생명공학부에 수시모집 일반전형으로 합격한 C씨는 고교 3년 동안 100시간 내외의 봉사활동을 한 경우. 교내 선도부로 활동하며 봉사활동을 했던 경험은 자기소개서 3번에 녹여냈다. ‘보행 중 취식 금지’ 교칙을 어기는 친구들의 불만을 조율하면서 현실과 맞지 않는 규칙을 지켜야 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고뇌해본 경험을 담은 것. C씨는 “선도부를 꾸준히, 열심히 하지 않았다면 그런 경험도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의미를 만들어내려면 단순히 여러 곳에서 일회성으로 시간 채우기식 봉사활동을 할 것이 아니라 하나의 봉사활동이라도 꾸준히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학년 부장을 맡았던 경기 수성고 윤권기 교사는 “지난해 서울대 의대에 합격한 한 학생의 봉사활동 시간은 73시간 밖에 되지 않았다”면서 “해당 학생의 경우 자신의 진로와 연결해 의료기관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했고 그것을 입시에 적절히 활용했다”고 말했다.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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