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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SS 콘텐츠리더가 떴다]“19세에 처음 읽은 책, 내 인생을 바꿨어요”
  • 최송이 기자

  • 입력:2016.04.19 12:08
경기 별내고 신문동아리 ‘별빛소식’, ‘지대넓얕’ 작가 채사장 만나다




‘지대넓얕’. 독특해 보이는 이 단어는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을 의미한다. 말 그대로 ‘지적인 대화를 나누기 위해 필요한 여러 지식’에 대해 설명한 팟캐스트와 인문학 책의 이름이다. 인터넷을 통해 들을 수 있는 음성 서비스인 팟캐스트 ‘지대넓얕’은 중고생부터 직장인까지 전 연령층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팟캐스트의 인기에 힘입어 2014년에 같은 제목의 책이 출간됐다.
인문학 저서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지대넓얕)’은 역사, 경제, 정치 등 현실에 관한 내용을 다룬 1권과 철학, 예술, 종교 등 현실 너머의 내용을 다룬 2권으로 이루어진다. 대부분의 인문학 책은 어렵게 쓰여 고교생이 읽기가 쉽지 않은 반면 ‘지대넓얕’은 해당 주제에 대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 설명한 것이 장점. 이 때문에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고교생들에게 “구원과 같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역사, 경제, 정치 등 입시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도 ‘단순 암기’가 아닌 ‘이해’를 할 수 있도록 재미있게 풀었기 때문. 이 책은 주요 서점에서 아직까지도 ‘베스트셀러’ 도서로 꼽히고 있다.
‘지대넓얕’ 열풍을 일으킨 중심에는 팟캐스트 진행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채사장(가명)이 있다. PASS의 콘텐츠 리더인 양정민 군(경기 별내고 2)이 최근 자신이 속한 신문동아리 ‘별빛소식’의 동아리원인 이재윤 군, 김일랑 양과 함께 채사장을 만나 ‘지적인 대화’에 대해 묻고 들었다.  
 


PASS 콘텐츠리더인 경기 별내고 2학년 양정민 군(왼쪽 두번째)이 자신이 속한 신문동아리 '별빛소식'의 동아리원
김일랑 양(맨 왼쪽), 이재윤 군(맨 오른쪽)과 함께 '지대넓얕' 작가 채사장을 만났다.


○ “소중한 사람과 하고 싶은 이야기=지적인 대화”


“처음 ‘지대넓얕’을 시작하게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양 군)

채사장은 “이렇게 살다보면 후회가 남을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그는 회사원, 주식투자자, 학원 논술 강사 등 다양한 일을 하며 돈을 버는 ‘현실적인 일’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 2011년 큰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동료들을 잃고 난 후 ‘경제적인 것에만 얽매여 살다 보면 남는 것이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내가 하고 싶은 일과 재미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것.
채사장은 “내가 유일하게 재미를 느낀 것은 사람들과의 만남”이라면서 “사고 이후 종교, 신비, 철학 등 현실 너머의 분야에도 관심이 생겨 이에 대해 이야기할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함께 나눈 대화가 사라지는 게 아쉬워 녹음하기 시작한 것이 처음 팟캐스트 ‘지대넓얕’을 진행하게 된 계기. 채사장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내가 하는 이야기에 공감한 덕에 오랫동안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책까지 발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모님, 친구와 같은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본질적인 대화는 바로 ‘지적인 대화’입니다. 꼭 현실적인 문제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그것이 언젠가 내 삶을 빛낼 수 있답니다.”(채사장)

○ 누구나 이해하도록 ‘쉽게’

책 ‘지대넓얕’을 읽고 인문학에 대한 흥미가 생겼다는 이 군. 이 군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인문학 책을 쓰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라고 물었다.
이 군의 질문에 그는 “많은 사람과 대화하고 싶어 모두가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풀어 쓴 것”이라고 말했다.
채사장은 과거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평균’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1등급부터 9등급까지로 나누어져 있는 성적 등급에서 ‘평균’은 이른바 ‘인(in)서울’을 할 수 있는 학생이 아닌 5등급 성적을 받는 학생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 그는 “상위 몇 %와 이야기하기 보다는 평균에 속하는 다수와 대화하고 싶었다”면서 “‘평균’의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쓰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말했다. 문장에서 필요 없는 수식어구를 모두 빼고 중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문장을 없애는 등 독자가 문장에 담긴 뜻을 바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한 것.
여러 분야를 하나로 연결지어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든 것도 그가 쓴 ‘쉬운 인문학’이 인기를 끄는 비결. 예를 들면 어떤 경제 개념에 관해 설명하면서 그것이 역사, 정치 등 다른 분야와 연결되는 부분을 찾아 함께 설명한다. 이렇게 각 분야를 잇는 연결고리를 찾으면 모든 분야가 마치 하나의 이야기처럼 이어지기 때문에 독자는 해당 분야에 대해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다.
 

○ 책이 가르쳐준 ‘삶’

채사장은 학창시절 문과생 290명 중에서 280등을 했을 정도로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었다. 공부에 관심이 전혀 없었기 때문. 그러다 고3이 된 겨울 방학에 문득 ‘태어나서 책을 한 번도 안 읽었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난생 처음 읽는 책이기 때문에 멋지고 대단한 책을 읽고 싶어 ‘죄와 벌’을 골랐다”면서 “이 책을 읽고 난 이후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아무도 제게 ‘삶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에 대해서 알려주지 않았어요. 그런데 책이 처음으로 제게 알려주었어요. 책을 통해서 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배웠답니다.” (채사장)
이 책을 읽은 뒤 ‘문학을 공부하지 않으면 내 삶은 망가질 것’이라고 생각한 그는 열심히 공부해 결국 국문학과에 진학했다. 대학생이 되고 난 후에도 매일 1권씩 책을 읽으며 여러 분야에 대한 지식을 넓혔다.
“고교생 때는 어떤 책을 읽는 것이 좋을까요”라고 묻는 김 양에게 채사장은 “어떤 책을 읽더라도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답했다. 경험이 많지 않아 장래희망과 전공에 대한 선택의 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고교생들에게 그는 “독서를 통해 다양한 간접 경험을 하며 선택의 폭을 넓히라”고 강조했다.
“관심이 가는 책을 읽다 보면 언젠가 여러분의 삶을 바꾸는 책을 만날 것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보세요. 그 경험을 바탕으로 미디어나 타인의 말에 휩쓸리지 말고 직접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세요.” (채사장)
 

최송이 기자 songi1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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