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 선생님이 직접 만드는 ‘진학 배치표’
  • 최송이 기자

  • 입력:2016.04.15 19:13
고교 진학지도부장을 만나다 ⑧ 서울 단대부고 오장원 교사



《대입에서 학생부 위주 전형의 비중이 늘면서 학교생활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각 고교 진학지도부장의 역할은 막중하다. 학교에서 운영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학생들이 전형 과정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입시 전략을 수립해야하고 담임교사들을 보조해 특정 학생이 어떤 전형에 최적화되어있는지를 판단해 합격을 이끌어내야 한다. 에듀동아는 ‘고교 진학지도부장을 만나다’ 시리즈를 연재한다. 입시실적이 뛰어난 고교의 진학지도교사들은 어떤 차별화된 진학프로그램으로 해마다 우수한 입시실적을 내고 있는지를 두루 살펴본다.》



오장원 단대부고 진학지도부장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사립 일반고인 단대부고는 2016학년도에 서울대 25명, 연세대 39명, 고려대 35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서울대 합격생 중 수시모집으로 합격한 학생은 5명. 정시 합격생에 비해 수시 합격생이 적어 정시모집 위주로 실적을 올리는 학교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서울대 수시모집 1단계에서 전국 일반고 중 가장 많은 합격생을 배출할 만큼 수시 경쟁력이 높은 학교다. 서울대 수시모집 1단계에서는 자기소개서와 학생부 등의 서류로만 학생들을 평가한다.

이 학교의 진로진학상담부장인 오장원 교사는 “학생 개개인의 잠재력이 학생부에 잘 드러나도록 한 것이 서류 전형에서 많은 합격생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이라면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체계적인 상담을 제공해 학생들이 자신이 가고 싶은 학교와 학과에 진학하도록 하는 것이 학교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오 부장교사에게 단대부고의 우수한 입시실적의 비결에 대해 들어봤다.

○ ‘독서활동상황’과 ‘수상경력’ 동시에

단대부고에서는 매년 약 40여개의 교내대회가 열린다. △인문사회부 △창의체험활동부 △자연과학부 △진로진학상담부 등의 부서를 만들어 각 부서에 소속된 선생님들이 교내대회를 기획한다. 예를 들면 진로진학상담부는 진로 UCC 경진대회를 기획하고 자연과학부는 발명품대회 등을 마련해 해당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교내대회에 참여하게 하는 것.

이중 주목할만한 것은 매년 약 10회에 걸쳐 열리는 다양한 독서 대회. △독서서품제 △독서골든벨대회 △독서논술경시대회 △독서력탐구대회 △독서토론대회 △독서창의인성대회 △독서왕 선발대회 등 단순히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서 제출하는 대회가 아니라, 읽은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문제를 풀거나 논술을 쓰고 토론하는 등 학생들이 독서와 관련된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대회를 마련한다.
오 부장교사는 “학생들은 독서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최소 10권의 책을 읽게 된다”면서 “이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마련해 학생들이 책에 꾸준한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활동 내용은 학교생활기록부의 ‘독서활동상황’에 기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 대회별로 상위 20%의 학생들에게는 상이 수여되기 때문에 ‘수상경력’에도 기록될 수 있다.
 

○​ 직접 만드는 ‘진학 배치표’

단대부고 진로진학상담부 교사들은 학생들의 진학을 위해 대입에 필요한 자료들을 직접 만든다. 졸업생들의 내신, 학생부, 수능 성적 등의 자료를 모아 직접 ‘대입 배치표’를 만드는 것. 내신이 몇 점대이고 모의고사는 평균 몇 등급이었던 학생은 어떤 전형으로 지원했는지, 또 어떤 학교의 어떤 학과에 진학했는지 등의 정보를 표로 만들어 비슷한 성적을 가진 재학생에게 적합한 진학지도를 해줄 수 있다.
또 각 학년별, 반별 성적 분포표도 직접 만들어 담임교사에게 제공한다. 3월 모의고사를 치렀다면 국어, 수학, 영어, 탐구 등 각 영역별로 전국 1등급 비율과 단대부고 학생 1등급 비율을 비교해 분포표로 만드는 것. 이 분포표를 지난해, 지난달과 비교해 학생들이 얼마만큼의 성적을 내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이에 따른 입시 전략을 세운다.
오 부장교사는 “직접 만든 자료들은 담임교사들과 학부모에게 제공해 학생이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한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학생에게 가장 알맞은 진학지도를 하는 것이 입시비결”이라고 말했다.
 

○ 새 학년 시작 전부터 체계적으로 관리

단대부고는 한 학년이 끝나면 12월에 새로운 학년의 반 배정을 완료한다. 3월에 새 학년이  됨과 동시에 학생 상담을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인 반면, 단대부고는 새 학년이 시작되기 전 담임교사가 학생 상담을 시작한다. 지난해 입시 결과를 토대로 만든 자료를 바탕으로 겨울방학부터 해당 학생이 어떤 학교, 어떤 학과를 희망하는지를 알아보는 것. 일본어에 흥미와 재능이 있는 학생이라는 것을 겨울방학 때 미리 파악하면, 본격적인 학기가 시작하면 학기 초에 열리는 일본어 교내 대회에 나가도록 지도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단대부고는 매년 5회에 걸쳐 진행하는 일대일 상담인 ‘학생, 학부모를 위한 진로진학 컨설팅’, 각 학년별 학부모 대상 설명회인 ‘진로진학 아카데미’ 등 연간 체계적인 상담을 진행한다. 모든 일정은 연초에 달력으로 만들어 모든 학부모에게 제공한다. 학부모들이 학교에서 진행되는 일정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
오 부장교사는 “다양한 상담, 설명회를 통해 학생과 학부모는 대입에 관한 정보를 얻고 진학 계획을 세울 수 있다”면서 “동시에 교사는 학생의 잠재력과 희망 진로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단대부고가 우수한 입시 실적을 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에듀동아 최송이 기자 songi1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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