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 ‘지식 습득→좋아하는 활동→성과 관리’ 3박자 시스템
  • 김재성 기자

  • 입력:2016.02.11 13:57
명문고 우수 동아리 탐방 ⑧ 서울 한영고

 

 

 

《에듀동아는 ‘명문고 우수 동아리 탐방’ 시리즈를 연재한다. 입시실적이 뛰어난 고교들은 어떤 동아리를 운영하며 학생들의 잠재력을 발휘하는지, 이런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학생들은 어떤 꿈을 키우고 있는지를 두루 살펴본다.》

 

 

명문고 우수 동아리 탐방 8편은 서울 강동구 한영고다. 한영고는 2016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8명을 모두 수시모집으로 배출했다. 서울대 수시는 100% 학생부종합전형이다. 

이처럼 한영고가 학생부종합전형에 강한 이유 중 하나는 차별화된 동아리 활동을 꼽을 수 있다. 자연, 인문계열의 다양한 동아리들은 서로 다른 계열의 동아리와 연계해 공통된 주제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연구하고 발표하면서 융합적 사고력을 키운다.

한영고의 인문계열 시사경제반과 자연계열 생명과학반은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우수한 입시실적을 내고 있다. 시사경제반 동아리 부원은 2016학년도에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성균관대 사회학과, 한양대 경영학과, 중앙대 국제물류학과, 광고홍보학과 등에, 생명과학반 동아리 부원들은 서울대 식품동물생명공학부, 서강대 화공생명공학과, 한양대 기계공학부, 이화여대 화학신소재공학부 등에 합격했다.

박여진 한영고 시사경제반 담당 교사는 “동아리원들이 활동을 하면서 느낀 생각, 학습과정 등을 정리한 결과물인 ‘학술지 만들기 활동’이 대입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긍정적인 결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김종철 한영고 생명과학반 담당 교사는 “생명과학반이라고 해서 생명과학분야에만 치우친 활동을 펼치진 않는다”면서 “예를 들어 3D 프린터로 심장, 폐 등 장기 모형을 제작하는 활동은 생명과학, 기계공학 분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이런 활동으로 전공적합성을 폭넓게 어필하므로 다양한 전공분야의 합격생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시사경제반, 지식 습득에서 더 나아가는 넓은 체험

한영고 시사경제반 학생들이 기업체험활동을 하는 모습.

 


 

한영고 시사경제반은 ‘지호락(知好樂)’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는 동아리다. ‘경제 지식을 배우고(知), 실제 경제활동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살펴보면서 좋아하는 활동을 한 뒤(好), 자신이 행한 활동의 성과를 즐겁게(樂) 관리하자’는 의미.

특히 실제 현장에서 눈으로 보고 몸으로 체험하며 경제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업, 경제활동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활동에 집중한다. 지난해에는 부산에 있는 국제시장, 자갈치시장 등의 경제활동 현장을 방문하고 부산세관박물관을 방문해 세관에서는 어떤 일을 하는지, 수출경제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등을 살펴봤다. 이런 활동의 기획과 사전조사는 모두 학생이 스스로 진행한다. 

박여진 시사경제반 담당 교사는 “교사는 학생들이 스스로 활동을 기획하고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그 활동이 좀더 깊고 넓을 수는 없을까를 늘 고민하며 학생이 필요로 하는 기업체나 지방자치단체들에 제안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 현장에서 보고 들으며 배운 경험은 또 다른 활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시사경제반 동아리 부원들은 부산의 국제시장, 자갈치시장이 한영고가 있는 지역인 서울 강동구의 재래시장과는 어떻게 다른지, 강동구 재래시장을 활성화시키려면 국내 굴지의 재래시장의 어떤 것에서 배울 수 있는지 등을 체계화해 자료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한 보고서를 만들어 강동구청에 제안했다.

2016학년도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에 합격한 시사경제반 동아리 회장인 기태진 씨는“경제활동 현장방문, 지역공동체를 위한 연구 활동 등의 경험과 결과들은 시사경제반이 연간 제작하는 학술지인 ‘헤르메스’에 고스란히 담긴다”면서 “헤르메스에 담을 활동 내용을 체계화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경제 공부를 했던 경험, 친구들과 회의를 하며 고민했던 경험 등을 대입 자기소개서에 적었다”고 말했다.

기 씨는 부산의 국제시장에서 체험활동을 하며 ‘씨앗 호떡’의 가격을 어느 수준까지 올려야 최대 수익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며 경제교과서의 수요의 가격 탄력성을 공부했다. 이를 자기소개서 1번 항목(재학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경험)에 녹여낸 것. 동아리 활동의 일환으로 강동구 주변의 지역 경제에 대해 연구하면서 ‘과점 시장의 경쟁구도는 비가격적 요인의 차별화를 통해 형성된다’는 내용을 학습하기도 했다. 

기 씨는 “자기소개서의 거의 모든 항목에 동아리 활동경험을 담았다”면서 “다른 고교 및 다른 동아리와 연계해 활동했던 경험은 자기소개서 2번 항목(교내활동경험)에, ‘나의 권리를 말하다’라는 책을 읽고 느낀 점을 동아리 활동에서 확장시킨 경험은 4번 항목(독서활동경험)에 담았다”라고 말했다. 

 

 

○ 생명과학반, 융합 연구 활동으로 차별성↑  

생명과학반 학생들이 과학나눔행사를 진행하는 모습.

 

 

생명과학반은 다른 동아리와의 연합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융합적 사고능력을 배양하는데 집중한다. 지난해 생명과학반과 시사경제반, 문예편집반은 각기 다른 관점으로 ‘로봇’을 바라본 뒤 이를 발표하는 프로젝트 활동을 진행했다. 시사경제반에서는 로봇의 미래 경제적 가치, 문예편집반에서는 로봇 분야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 생명과학반에서는 나노 로봇 기술을 활용해 얻을 수 있는 의료 기술 발전에 대해 발표한 것.

시사경제반 동아리 부회장으로 활동한 경험을 입시과정에서 적절히 녹여내 2016학년도에 경희대 건축학과에 합격한 최세은 씨는 이 경험을 자기소개서 2번 항목에 녹여냈다. 최 씨는 “로봇의 발전이 의료발전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왔었는데 다른 관점을 접한 뒤 내가 생각하지 못한 단점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생명과학반은 지역 초중생을 대상으로 과학 실험 체험부스를 운영하는 과학 나눔 행사를 열고, 화석 박물관, 자연사 박물관을 탐방하는 활동도 진행한다. 특히 1년에 한번 조별로 과학 관련 프로젝트 연구를 해 연구집으로 만드는 활동은 학생들의 탐구심을 키우고 연구 및 실험에 대한 자세를 배양하도록 돕는다.

2016학년도 서울대 식품동물생명공학부에 합격한 유미리 씨는 생명과학반에서 프로젝트 활동을 한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녹여냈다. 유 씨는 ‘밀가루 음식을 많이 먹으면 같은 양의 밥을 먹는 것보다 체중이 더 증가할 것’이라는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실험용 쥐를 활용한 실험을 설계했다. 하지만 겨울에 교내 생물실에서 진행하다가 실험용 쥐가 죽어 실험을 실패했다. 이 경험은 유 씨가 연구자로서 어떤 자질을 갖춰야하는지, 실험용 생명을 다룰 때 어떤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지를 느끼게 해주었다. 

유 씨는 “이런 시행착오 과정에서 어떤 점을 느꼈는지, 그 느낀 점을 다음 실험에서 어떻게 반영했는지 등을 자기소개서에 두루 녹여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에듀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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