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육
  • 집에서 강의 듣고, 학교에서 숙제한다고요?
  • 김수진 기자

  • 입력:2016.02.02 18:00

자유학기제 교과 수업 모델, ‘거꾸로 교실’ 미리보기

 

 

올해 전국 중학교에 자유학기제가 시행되면 동아리·예체능·진로 활동 뿐 아니라 교과 수업의 풍경도 사뭇 달라진다. 교사는 학생들이 수업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자유롭게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운영할 수 있다.

대표적인 수업 모델 중 하나가 바로 ‘거꾸로 교실’. ‘Flipped learning’이라는 이름으로 미국에서 먼저 시작된 이 교수법은 수업 전날, 학생이 미리 집에서 온라인 강의 등으로 교사의 개념 설명을 미리 듣는 것이 특징. 학교 수업 시간에는 교사로부터 강의를 듣는 것이 아니라 개념과 관련된 복습 및 심화 활동을 교사와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해 나간다. 

다소 생소한 이 교수법은 학생의 자기주도학습을 유도해 뛰어난 학습효과를 볼 수 있어 초중고교뿐 아니라 대학으로도 점차 늘고 있다. 특히 교사의 일방적인 강의식 수업 대신 학생의 활동중심 수업이 강조되는 자유학기제에서 이 같은 수업 방식은 더욱 확산될 전망. 

거꾸로 교실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 교사들로부터 수업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들어보고, 학생은 어떤 태도로 참여해야 학습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지 알아봤다.

 

 

○ 개념 가르칠 시간 절약해 깊이 있는 학습을


학교에서 선생님의 설명을 들을 때는 알 것 같다가도 집에서 혼자 숙제를 해보면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천태선 서울 천일중 수학 교사는 집과 학교에서의 학습 순서를 ‘거꾸로’ 뒤바꿨다.

학생들은 수업 전 미리 그 다음 수업에서 배울 주요 개념을 교사가 제작한 온라인 강의를 통해 학습하고 학교에 온다. 개념 설명을 사전 영상으로 대체함으로써 수업 시간에는 개념을 활용해 더 많은 문제를 푸는 데 집중한다. 교과서 예제 수준의 문제는 물론, 각 개념과 연관되어 나올 만한 대표 유형과 유제까지 수업시간에 모두 풀어볼 수 있다.

교사는 개념 강의에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되므로 각 학생이 어려워하는 부분을 개별지도 할 수 있다. 교사가 마치 ‘과외 선생님’처럼 학생이 모르는 부분을 일대일로 설명해주는 것.

한 차시 정도면 주요 개념에 대한 학습 뿐 아니라 문제풀이까지 가능해 일반 교육과정보다 빨리 진도를 마칠 수 있다. 중단원 하나를 마칠 때마다 활동 중심의 심화 학습을 통해 배운 내용을 한 번 더 되새긴다. 예를 들어 연립방정식 단원이 끝나면, 조별로 역사 속에 숨겨진 연립방정식 문제를 찾아보고 직접 식을 세워 해당 문제를 풀어보는 것. 

 

 

○ 학생이 교사로… 활동 중심 학습

 

거꾸로 수업의 가장 큰 특징은 학습의 주도권을 교사가 아닌 학생이 갖는다는 점. 자신이 학습한 내용을 학생들끼리 주고받는 ‘지식시장’은 홍성일 경남 대천중 사회 교사가 진행하는 거꾸로 수업의 한 방식. 

교사는 학습 주제와 관련된 강의 영상을 수업 전에 제공한다. 이 영상을 보고 온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2인 1조 혹은 4인 1조로 팀을 이뤄 큰 도화지에다 영상에서 본 주요 내용을 자신들이 이해한 방식대로 재구성해 수업 자료로 만든다. 

모든 조가 수업 자료를 완성하면, 전체 조의 절반은 ‘지식의 판매자’가 되어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이 작성한 내용을 설명한다. 나머지 절반은 ‘구매자’가 되어 교실을 돌아다니며 다른 학생들의 설명을 듣는다. 구매자는 궁금한 점을 물어보거나 판매자의 설명에 대해 평가를 해 준다. 판매자와 구매자의 역할을 바꿔 모든 학생이 설명을 해보거나 듣고 나면 수업이 마무리된다.

홍 교사는 “같은 주제를 두고 만든 학습 자료도 조마다 구성 방식이 모두 다르다”면서 “다른 조의 발표를 들으며 학생들은 학습 주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하게 된다”고 말했다.

 

 

 

○ 지나친 예습은 학습 효과 반감 

 

학생들은 어떤 태도로 거꾸로 수업에 임해야 할까? 

우선, 수업 전에 강의 영상을 반드시 시청하고 와야 한다. 거꾸로 교실에서는 교사가 따로 설명하는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 학생들은 강의 영상에 제시된 개념을 바탕으로 수업시간에는 바로 학습 활동에 투입된다. 하지만 사전에 개념 학습이 되어 있지 않으면 수업시간에 하는 후속 활동을 따라갈 수 없는 것.

천 교사는 “미리 영상을 보지 않고 온 학생들은 영상을 본 학생들이 다들 수업에 참여하는 동안 혼자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왕따’가 된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면서 “반면 10분 내외의 강의를 미리 듣고 오면, 개념을 여러 번 반복해서 학습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교 수업이 더욱 알차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단, 지나친 예습은 독이 될 수도 있다. 거꾸로 교실은 학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학습하는 방식이므로 적극적인 참여가 전제가 되어야 한다. 미리 너무 많은 것을 학습하고 오면 같은 내용을 학습해야 하는 수업시간에 흥미도가 떨어져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게 될 수도 있다.

3년 동안 거꾸로 교실을 진행해 온 홍 교사는 “꼼꼼히 예습을 해오기보다는 ‘친구와 내가 함께 배워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수업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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