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 배우고, 고민하고, 표현해 수시실적↑
  • 김재성 기자

  • 입력:2016.01.22 14:07
고교 진학지도부장을 만나다 ① 서울 한영고 유제숙 교사

 

 

 

《대입에서 학생부 위주 전형의 비중이 늘면서 학교생활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각 고교 진학지도부장의 역할은 막중하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운영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전형 과정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당 고교의 전체적인 입시 전략을 수립해야하고 담임교사들을 보조해 특정 학생이 어떤 전형에 최적화되어있는지를 판단해 합격을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 

에듀동아는 ‘고교 진학지도부장을 만나다’ 시리즈를 연재한다. 입시실적이 뛰어난 고교의 진학지도교사들은 어떤 차별화된 진학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해마다 우수한 입시실적을 내고 있는지를 두루 살펴본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일반고인 한영고. 2016학년도에 서울대 8명, 연세대와 고려대를 합해 15명의 합격자가 나왔다. 재수생을 포함하지 않은 재학생만으로 거둔 입시실적이다. 이 중 상당수는 수시모집으로,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의 합격률은 34%를 보일 만큼 합격률이 뛰어나다. 특목고인 한영외고, 자사고인 배재고와 보인고 등 주변에 입시실적이 뛰어난 고교들이 있는 상황에서 학생선발권이 없는 일반고로선 괄목할만한 실적을 거둔 것. 비결은 무엇일까.

이 학교 진학지도부장인 유제숙 교사는 세 가지를 꼽았다. △학생들이 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토론 수업 방식으로 변화하고 △밀착형 학부모 설명회를 여는 것. 

유제숙 한영고 진학지도부장은 “한영고의 모든 교육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충분히 배우고, 고민하고, 표현하는 3단계 과정을 거쳐 이뤄진다”면서 “이 과정이 입학 실적으로 고스란히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부장교사를 만나 한영고의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들여다봤다.

 

 

유제숙 한영고 진학지도부장
 
 
 
 
 

○ 일회성 행사? 지속적인 ‘과정’ 관리

 

“당장 실적을 거둘 수 있는 논술전형 대비와 같이 수시모집 합격을 위한 기술적인 측면에 집중할 수도 있었죠.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학생들이 하나의 활동을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관리해주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는 비결이지요.”(유제숙 진학지도부장)

최근 대입에서 수시모집의 학생부 전형의 비중이 늘자 다채로운 교내대회를 만들어내 학생의 꿈을 펼치는 장을 만들어주는 고교가 적지 않다. 하지만 학교 시험 준비로도 바쁜 고교생들이 교내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오래도록 꾸준히 준비하기란 여의치 않은 것이 현실.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회에 참가하는 학생도 많다. 한영고는 이런 현실을 극복하고자 학생들이 대회나 행사를 지속적으로 준비하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한영고에서 매년 7월에 열리는 모의유엔대회 형태의 ‘글로벌 토크 콘서트’ 프로그램. 학생들은 6개월 전부터 준비를 시작한다. 방과 후 토론 수업에서 발표 주제를 정하고 주제에 따라 조를 나눠 연구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

매주 1회 정규 수업에 진행되는 ‘학급 특색 활동’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1, 2학년 모든 학생이 담임교사의 지도를 받아 학생이 연구하고 싶은 주제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프로그램. 학급에서 주제를 정하고 주제별로 팀을 정한 뒤 조사, 연구하는 과정이 1년 동안 진행된다. 이 활동을 통해 한영고 모든 학생들은 1, 2학년 말에 각각 하나씩의 보고서를 갖게 돼 졸업하기 전까지 총 2개의 보고서를 작성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들이 학교생활 과정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그 느낀 점을 다른 활동에서 어떻게 발전시키고 이어나갔는지를 살펴보는 전형입니다. 하나의 프로그램을 장기간 운영해가며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주는 프로그램은 학생들을 학생부종합전형에 특화된 학생으로 만들어주지요.”(유 부장교사)

 

글로벌 토크 콘서트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영고 학생들

 

 

 

 

 

○ 토의․토론 위주 수업으로 차별화

 

한영고의 우수한 입학실적의 중심에는 ‘수업 방식의 변화’도 자리한다. 이른바 ‘거꾸로 교실’이 그것. 한영고의 수업시간은 35명의 학생들이 자리에 앉아있고 선생님이 앞에서 일방적으로 수업을 하는 일이 거의 없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미션을 주거나 질문을 던지고 학생들이 교실 앞으로 나와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설명하는 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

수학시간을 예로 들어보자. 교사가 “롯데월드타워는 왜 강한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학생들은 이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교사는 학생들이 공간도형의 벡터의 방향성 이론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유도하는 것. 이런 수업방식은 학생들이 학생부종합전형 구술 면접에서 깊이 생각하고 자신의 의견을 자신감 있게 말하도록 도와준다. 

“학생들이 친구들과 자유롭게 토론하고 토의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교내에 ‘말하는 공부방’이라는 공간도 따로 만들었어요. 말하는 공부방은 학생 누구나 찾아와 친구들과 토론하며 공부하고 동아리원들과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공간이랍니다. 이 공간에서 자율적으로 토의․토론하며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차별화된 학습 경험을 만들지요.”(유 부장교사)

 

 

발표 수업을 하고 있는 한영고 학생

 

 

 

 

○ 담임교사가 최고의 입시전문가

 

한영고는 ‘내 아이의 입시만은 학교에 전적으로 맡겨도 되겠다’는 학부모들의 신뢰를 쌓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입시설명회를 1년 동안 3차례 여는데, 외부 전문가를 섭외하는 법이 없다. 교내에도 충분히 우수한 진학전문가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줘 학부모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것.

학기가 시작되는 3월엔 특이한 형태의 입시설명회가 열린다. 고교가 진행하는 입시설명회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대규모 강당에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한영고에서는 학급별로 진행하는 것. 

유 부장교사는 “학급별 입시설명회를 위해 2월에 3학년 담임교사와 진학지도부장이 입시 워크샵을 진행한다”면서 “입시설명회를 통해 학부모들은 자녀의 담임교사가 최고의 입시전문가라는 인식을 갖게 돼 학생과 학부모 모두 담임교사를 전적으로 신뢰하게 된다”고 말했다. 

수시모집과 정시모집 시기에는 ‘진학르네상스’라는 대규모 입시설명회를 연다. 총 3일 동안 6명의 진학교사단이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자기소개서 작성법, 논술 대비법, 입시 통계분석 등을 체계적으로 알려주며 학부모와 소통하는 것.

“학생들이 저에게 진학상담을 요청할 땐 반드시 그 학생의 담임교사와 먼저 이야기를 나눕니다. 진학지도부장은 입시 지도에 있어 부족한 것은 없는지 찾아서 보완하는 역할을 하지요. 모든 진학지도는 담임교사로부터 시작된다는 원칙이 우수한 실적으로 이어지는 것 아닐까요?”(유 부장교사)

 

 

 

 

▶ 에듀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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