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명문고 우수 동아리 탐방 ⑥서울 서울고

《대입 수시모집에서 학생부중심전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다. 대학의 전체 모집인원에서 학생부중심전형으로 선발하는 비중은 2015학년도 55.0%, 2016학년도 57.4%, 2017학년도 60.3%를 차지할 정도.
학생부중심전형 중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교내 비교과 활동 내역이 평가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다양한 교내 활동 중에서 학생들이 입시에 폭넓게 활용하는 것은 ‘동아리 활동’. 희망 전공에 대한 열정, 그 전공과 관련된 심화된 활동 내역, 동아리에서 다른 친구들과 협력하며 활동하는 과정에서 인성과 갈등해결능력을 대학에 어필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학생이 학생부종합전형 자기소개서에 동아리 활동을 녹여내고 있는 것.
에듀동아는 ‘명문고 우수 동아리 탐방’ 시리즈를 연재한다. 입시실적이 뛰어난 고교들은 어떤 동아리를 운영하며 학생들의 잠재력을 발휘하는지, 이런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학생들은 어떤 꿈을 키우고 있는지를 두루 살펴본다.》

명문고 우수 동아리 탐방 6편은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고’다. 서울고는 2016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에서만 10명의 합격생을 배출한 명문고다.
과학중점학교인 서울고는 정기적으로 과학탐구대회를 열고 천문 캠프와 같은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심중섭 서울고 교감은 “많은 과학중점 활동 중에서도 학생들은 과학 동아리 활동을 가장 활발히 한다”면서 “학교는 동아리별로 1년에 약 100만 원정도의 운영비를 지급하며 학생들이 자유롭고 폭넓게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고의 다양한 과학 동아리 중 물리부 ‘APCIS’는 과학 실험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모든 과정을 학생들이 직접 한다. 이 과정에서 알게 된 과학 원리를 연극이나 노래 등 다양한 방식을 이용해 주변에 나눈다. 이 동아리는 2016학년도 수시모집에서 3명의 서울대 합격자(기계항공학·원자핵공학·경제학부)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주요 대학 수시 합격자 4명을 부원으로 두고 있다.

서울고 물리부 'APCIS' 부원들이 축제에서 연극을 하며 실험하는 모습

○ 심화활동으로 희망 전공 구체화


물리동아리 ‘APCIS’의 가장 큰 특징은 ‘심화된 과학 실험’을 한다는 것. 물리동아리 부원들은 물리 교과서에 나오는 이론보다 심화된 개념을 연구 주제로 정한다. 연구를 위한 실험을 학생들이 설계하고 실험에 필요한 장치도 스스로 제작한다. 이 과정에서 동아리원들은 단순히 ‘과학’이 아니라 자신이 진학하고 싶은 세부 전공을 구체화한다.

2016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서울대 기계항공학과에 합격한 3학년 김형규 군. 김 군은 ‘고교생활 중 의미 있었던 교내활동’을 묻는 자기소개서 2번 항목에 ‘2학년 때 동아리 기장을 하며 실험을 직접 준비했던 경험’을 담았다.


김 군은 정전기를 일으키는 장치인 ‘반 데 그라프’를 실험 주제로 선정하고 이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재료를 직접 구매하고 가공했다. 김 군은 “교과서에서 ‘정전기’라는 단순한 개념을 배울 때보다 실제로 제작해보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해가면서 기쁨을 느꼈다”면서 “1학년 때까지는 어떤 전공을 선택해야할지 잘 몰랐는데 직접 재료를 구매하거나 제작하는 과정 등을 통해 기계공학전공이 적성에 맞는다는 것을 깨닫고 공학도의 꿈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2016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성균관대 공학계열에 합격한 3학년 박희찬 군도 비슷한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썼다. 박 군은 고전압으로 원자핵과 전자를 분리하는 장치인 ‘FUSOR(퓨저)’를 주제로 삼고 실험을 설계했다. 퓨저는 철사를 이용해 안쪽은 공 모양으로, 바깥쪽은 새장 모양으로 만든 장치. 퓨저 안쪽에는 -극, 바깥쪽에는 +극을 연결하고, 진공펌프로 공기를 빼낸 다음 1만2000V의 고전압을 가하면 기체의 원자가 원자핵과 전자로 분리되고, +극인 원자핵이 -극을 연결한 안쪽 철사에 부딪히면서 빛을 내는 것.


박 군은 “물리부 활동을 하면서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심화된 내용을 직접 눈으로 보니 과학에 대한 흥미가 더 커졌다”면서 “원래는 물리학과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퓨저를 만들고 난 후 스스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에 대한 성취감이 크다는 것을 알게 돼 기계공학과로 진학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서울고 물리부 동아리원들이 직접 만든 'FUSOR(퓨저)'
 

○ 동아리원과 소통하며 리더십 부각


‘APCIS’는 단순히 실험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 동아리 부원들은 실험 결과를 연극이나 노래에 접목시켜 발표한다. 물리에 대해서 잘 모르는 학생들에게 과학 원리를 보다 쉽게 설명하기 위한 것.


박 군은 학교 축제인 ‘경희제’에서 학생들에게 퓨저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영화 ‘아이언맨’을 콘셉트로 잡은 연극을 기획했다. 주인공 아이언맨의 힘의 원천인 ‘아크 원자로’의 빛나는 모습이 퓨저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 직접 아이언맨 분장을 하고 퓨저를 보면서 ‘이게 나의 아크 원자로다’라는 대사를 넣어 재미있게 연극을 구성한 것. 또한 자석을 붙여 만든 ‘아이언맨 장갑’을 갖다대는 퍼포먼스를 통해 빛이 가까이 끌려오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하는 현상을 직접 보여줬다.
박 군은 “친구들과 함께 연극을 준비하면서 공부한 과학 원리에 대해서는 더 오래 기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 군은 이와 같은 경험을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을 묻는 자기소개서 1번 항목에 담아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과 의사소통능력을 어필했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리더십을 키워 입시에 활용하기도 했다. 김 군은 1학년 때 축제에서 음파와 공기압 사이의 관계를 보여주는 장치인 ‘루벤스 튜브’를 설명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루벤스 튜브는 가스를 주입한 관에 불을 붙이고 소리를 내면 소리의 진동수에 따라 불꽃의 높낮이가 달라지는 장치. 김 군은 이와 같은 루벤스 튜브의 원리를 보다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선배와 함께 직접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했다.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하면 음파의 파장이 커 불꽃의 움직임을 더 잘 볼 수 있기 때문.
김 군은 “다양한 활동을 하려다 보니 그 과정에서 동아리원 간에 의견 충돌이 발생하기도 한다”면서 “모든 과정에서 부원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군은 동아리 기장으로서 부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가장 좋은 해결책은 무엇일지 고민하며 동아리를 이끌었다. 김 군은 이런 경험을 ‘학교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묻는 자기소개서 3번 항목에 적어 리더십을 보여줬다.

▶ 에듀동아 최송이 인턴기자 songi1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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