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시모집에서 학생부중심전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다. 대학의 전체 모집인원에서 학생부중심전형으로 선발하는 비중은 2015학년도 55.0%, 2016학년도 57.4%, 2017학년도 60.3%를 차지할 정도.

학생부중심전형 중 학생부종합전형은 교내 비교과 활동 내역이 평가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은 학생의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된 △창의적 체험활동상황 △독서활동상황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등을 살펴본 뒤 해당 학생의 학업역량, 학습 잠재력 및 발전가능성을 엿본다.

다양한 교내 활동 중에서 학생들이 입시에 폭넓게 활용하는 것은 ‘동아리 활동’이다. 희망 전공에 대한 열정, 그 전공과 관련된 심화된 활동 내역, 동아리에서 다른 친구들과 협력하며 활동하는 과정에서 인성과 갈등해결능력을 대학에 어필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학생이 학생부종합전형 자기소개서에 동아리 활동을 녹여내고 있는 것.

에듀동아는 ‘명문고 우수 동아리 탐방’ 시리즈를 연재한다. 입시실적이 뛰어난 고교들은 어떤 동아리를 운영하며 학생들의 잠재력을 발휘하는지, 이런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학생들은 어떤 꿈을 키우고 있는지를 두루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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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고 우수 동아리 탐방 4편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양재고’다. 양재고는 우수한 수시 실적을 자랑하는 일반고다. 지난해에는 수시모집으로 9명의 학생이 서울대에 합격한 것을 비롯해 올해는 11명이 서울대 수시모집으로 합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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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 양재고 진로진학부장은 수시모집 합격의 비결로 ‘동아리 활동’을 꼽았다. 김 부장은 “학교 측에서 학생들의 자율적인 활동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동아리를 운영하다보니 활동의 폭이 넓고도 깊어진다. 학생들은 이를 전공적합성, 인성, 자기주도적 역량을 어필하는 소재로 풍부하게 활용한다”면서 “학교에서 직접 운영하는 상설 동아리를 비롯해 학생이 자율적으로 만들고 활동하는 자율 동아리도 활발하게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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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고의 다양한 동아리들 가운데 과학동아리 ‘카오스’는 부원들이 과학토론 및 화학실험 주제를 직접 정해 활동하는 동아리. 이 동아리는 2016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 합격생 3명(자유전공학부 전기정보공학부 지구환경과학부)을 부원으로 두고 있다.

○ 동아리에서 배우고 가르친 경험… 자기소개서 소재 풍부하게

과학동아리 ‘카오스’ 활동의 가장 큰 특징은 선후배 동아리원들 간 교류가 여느 동아리보다 활발하다는 것. 축제에서 협업해 과학 실험 부스를 운영하는 것은 물론, 1년에 한번 실시되는 과학토론의 진행 및 준비, 1년에 6번 가량 진행되는 화학 실험도 선후배가 협업해 진행하는 것. 이런 활동을 통해 후배들은 선배에게 배우고, 선배는 후배를 가르치는 경험을 풍부하게 쌓게 된다. 이런 경험을 학생부종합전형의 자기소개서에 고스란히 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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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아리 3학년 김준하 군은 2016학년도 수시모집으로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에 합격했다. 생태학 연구원이 꿈인 김 군은 동아리 과학토론 시간에 1학년 때 다른 선배들로부터 배웠던 경험과 2학년 때 선배로서 후배들과 함께 실험을 주도했던 경험을 자기소개서 2번 항목에 적절히 녹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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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군은 1학년 동아리 과학토론시간에 ‘인공강우를 이용한 기상조절’을 주제로 발표했다. 당시 김 군은 동아리 선배들로부터 “인공강우가 지구의 물 순환에 미칠 영향은 무엇인가”란 질문을 받았다.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고 답하는 데 애를 먹은 김 군은 “이런 경험을 통해 내 발표에 대한 단점을 알게 됐고 이를 보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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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때는 선배로서 화학실험을 설계해 실험하고 보고서를 작성했다. 김 군은 고교 생활 중 의미 있었던 교내 활동이 무엇인지 묻는 자기소개서 2번 항목에 ‘인터넷을 뒤져 화학진동반응실험 등 새로운 실험을 시도해보았고, 후배를 위해 실험기록을 정리하면서 실험보고서를 체계적으로 작성하는 훈련을 했다’고 써 자기주도적 역량과 전공적합성을 어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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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학년도 수시모집으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에 합격한 이 동아리 최우혁 군도 동아리 선후배간 협업의 과정을 자기소개서에서 어필한 경우. 최 군은 양재고의 축제인 ‘양재전’에서 △액체 질소를 이용한 얼음과자 만들기 △단열효과를 활용한 튀김 △형상기억 합금을 이용한 실험 등을 진행했던 일련의 경험을 자기소개서 2번 항목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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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군은 “2학년 때 선배로서 축제의 구체적인 활동 계획을 세우고 실행했던 과정을 자기소개서에 담아 협동심과 책임감을 길렀다는 점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 희망 전공과의 접점을 찾다

‘카오스’는 과학동아리지만 자연계열 학생만 활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동아리 3학년 김시현 양은 인문계열 학생임에도 과학동아리 ‘카오스’에서 활동한 경우. 전공과 다소 무관해 보이는 듯한 동아리에서 희망 전공과의 연계점을 찾아 스스로 활동을 설계한 김 양은 이 같은 경험을 활용해 2016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에 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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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전문가가 꿈인 김 양은 “사회문제를 해결할 전문가가 되려면 인문학적 소양과 더불어 과학지식도 갖춰야 한다. 과학기술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고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지를 가늠해야 훌륭한 정책전문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 같은 나의 생각과 동아리 활동내역을 자기소개서 2번 항목에 담아 ‘통섭적 인재’임을 강조하려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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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은 “학생들이 잘 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이 다양하므로 동아리 운영을 최대한 학생의 자율에 맡기는 편”이라면서 “이 같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생이 하고 싶은 활동의 범위가 넓어질 뿐 아니라 대입에서 다른 지원자와 차별화되는 드라마틱한 스토리도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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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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