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입시
  • 대학은 당신의 ‘과거’가 아닌 ‘미래’를 궁금해한다
  • 김재성 기자

  • 입력:2015.09.07 14:53

평가자 사로잡는 대입 자기소개서 쓰는 법 


“뻔한 자기소개서를 벗어나라.” 

대입 수시모집 자기소개서를 쓰는 수험생들이 기억해야 할 말이다. 2016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100여 일 앞. 자기소개서에 어떤 내용을 어떻게 담을지 본격적으로 고민할 시기다. 

문제는 효과적인 자기소개서 작성법이 널리 알려지면서 수많은 수험생이 또다시 천편일률적인 소개서를 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십중팔구 ‘성적을 향상시킨 경험’ ‘동아리활동으로 교내 수상한 사례’ ‘봉사활동으로 얻은 교훈’ 등만을 열거하면서 오히려 차별화가 되지 않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대학 입시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마련한 자기소개서 공통양식에 제시된 문항을 기준으로 대학입시의 평가자를 사로잡는 자기소개서 쓰는 법을 살펴본다.
 

신윤정 서울시립대 입학사정관실장

 

[학업수행능력] 학업의 핵심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


문항 1번은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 대학들이 지원자의 학업수행능력을 평가해 보려는 문항이다. 


‘학업수행능력’이란 단어를 착각해선 안 된다. 고등학교 때 얼마나 학업을 잘했는지를 묻는 것이 아니라, 대학에 들어와 스스로 얼마나 학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지 그 능력을 타진해 보려는 것이다. 많은 수험생이 자신만의 공부법을 소개하거나 그 공부법을 활용해 성적을 올린 사례를 성공 스토리로 담는다. 중요한 것은 ‘과거의 업적’만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에 들어와 학업을 해나갈 미래의 나의 모습’을 대학이 가늠할 수 있도록 그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다. 자신의 지적호기심, 탐구능력을 어필할 수 있는 자율활동, 진로활동도 훌륭한 소재가 된다. 

신윤정 서울시립대 입학사정관실장은 “학업수행능력은 지원자가 대학에 들어와 교육과정을 따라올 수 있는지를 보는 평가기준이다. 성적 외에도 어떤 잠재력을 갖고 있는지, 학업을 대하는 태도는 어떤지를 포괄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창의적 체험활동 내용도 학업수행능력을 어필하는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에서 우수 사례로 추천한 김찬미 씨(2015학년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국제관계학과 합격)는 자율활동으로 학업수행능력을 어필한 경우. 김 씨는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고1 때 런던 올림픽을 소재로 설문조사판을 만들어 서울 종로구 인사동 거리로 나섰다. 외국인과 길거리에서 소통하면서 설문조사를 진행한 과정을 자기소개서 1번 항목에 담았다. 

신 실장은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외국인과 소통하려 했던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자기주도성] ‘결과’가 아닌 ‘태도’가 중요 

2번은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을 쓰는 문항. 대부분의 수험생은 동아리활동을 통해 교내 대회에서 수상한 경험을 쓴다.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무슨 활동을 했나보다는 어떤 이유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태도로 해당 활동을 했는지를 쓰는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 자기주도 역량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균관대 선임입학사정관은 “지원자가 주어진 교내 여건에서 얼마나 주도성을 갖고 활동했는지를 본다”면서 “관심분야 활동을 하다가 그 활동을 심화시키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영역으로 활동이 확장되었다면 이것도 자기주도성을 증명하는 사례가 된다”고 말했다. 

성균관대에서 우수 사례로 추천한 이종원 씨(2015학년도 성균인재전형으로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합격)는 ‘한국학 교수’가 꿈. 이 씨는 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 꿈을 이루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영어 관련 활동을 했다. 한국학 교수가 되어 외국인에게 한국 문화를 가르치려면 영어 능력도 필수라고 생각했기 때문. 

이 씨는 교내 영자신문부에서 활동하며 정기적으로 영어 기사를 쓰는 한편 교내 영어구연대회의 사회를 보면서 꿈을 키워 나간 경험을 담았다.

성균관대 사정관은 “국문학과에 진학한다고 해서 반드시 국어 관련 교내 활동만 할 필요는 없다. 전공과 직결되고 특정한 성과를 낸 활동만을 써야하는 것도 아니다”면서 자기주도성은 ‘태도’의 문제임을 강조했다. 
 

이석록 한국외대 입학사정관실장

[인성] 진정성 증명할 ‘행동’을 찾아라 

 

3번은 ‘학교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쓰는 문항. 이른바 ‘인성평가’로 불린다. 지원자 대부분은 이 문항에 봉사활동을 하며 느낀 점이나 친구들과의 갈등을 조화롭게 해결해 나갔던 경험을 쓴다. ‘여러 사례를 잡다하게 늘어놓는 것보단 하나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면 좋다’는 자기소개서 작성법이 널리 알려지면서 생긴 현상.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어떤 활동을 했는지가 아니라 그 활동을 하는 과정의 내가 어떤 내면이었으며 그 활동을 통해 내면의 어떤 성숙을 이루었는지를 증명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나의 내면적 변화와 깨달음을 단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바로 해당 봉사활동이 종료된 후 일어나는 나의 ‘연계활동’이다. 
 

한국외대에서 우수 학생으로 추천한 김다현 씨(2015학년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경영학과 합격)는 비영리 사회적 기업인 ‘아름다운 가게’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기업으로부터 기증받은 과자를 저렴한 가격에 거리에서 판매한 것. 이 활동을 통해 ‘윤리경영’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김 씨는 교내 경제·경영 동아리 원들과 ‘윤리적 소비’라는 책을 읽고 토론을 했다. 또 사회적 기업을 소개하는 홍보물을 만들어 점심시간에 교내에서 홍보하는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석록 한국외대 입학사정관실장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이 교훈을 바탕으로 교내 동아리활동과 연계해 친구들과 토론을 한다든지, 관련된 또 다른 활동으로 확장할 수 있다”면서 “진정성을 갖고 봉사활동을 한 학생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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